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AI 서버에 사용되는 GPU와 함께 HBM이라는 메모리 기술이 자주 언급된다.

AI 반도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GPU와 메모리가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왜 HBM이 일반적인 메모리보다 중요하게 평가되는지 궁금할 수 있다.

지난 글에서는 AI 반도체가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봤다면, 이번 글에서는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HBM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HBM이란 무엇일까?

HBM은 ‘High Bandwidth Memory’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고대역폭 메모리라고 부른다.

쉽게 말하면 매우 많은 데이터를 짧은 시간에 처리 장치로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성능 메모리다.

일반적인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한 정보를 프로세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AI 연산에서는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매우 많기 때문에 메모리의 속도와 데이터 전송 능력이 전체 시스템의 성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AI가 이미지를 분석하거나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할 때는 수많은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읽고 계산해야 한다. 이때 GPU의 연산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데이터를 충분히 빠르게 공급하지 못하면 GPU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 중 하나가 HBM이다.

GPU와 메모리는 어떤 관계일까?

GPU는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계산하는 데 특화된 반도체다.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실행할 때 GPU는 수많은 숫자 데이터를 빠르게 계산한다. 그런데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는 GPU 내부에 모두 들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

이 과정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메모리에 저장된 데이터 → GPU로 전달 → GPU가 연산 → 다시 필요한 데이터 처리

여기서 중요한 것이 데이터가 이동하는 속도다.

GPU의 연산 성능이 계속 발전하더라도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면 GPU가 계산을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AI 시스템에서는 단순히 계산 능력이 높은 프로세서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HBM은 어떻게 데이터를 많이 전달할 수 있을까?

HBM의 특징 중 하나는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기존 메모리는 비교적 넓은 공간에 배치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가 일반적이었다. 반면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층을 쌓아 올리고 이를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제한된 공간에서 많은 데이터 연결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HBM을 이해할 때 고속도로를 생각하면 쉽다.

자동차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도로가 한 차선뿐이라면 많은 자동차가 동시에 이동하기 어렵다. 반대로 여러 차선의 넓은 고속도로가 있다면 많은 자동차가 동시에 이동할 수 있다.

AI 반도체에서 GPU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자동차라면, HBM은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이동시키는 넓은 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즉 HBM은 단순히 저장 용량만 큰 메모리가 아니라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데 초점을 맞춘 메모리 기술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왜 AI에서 HBM의 중요성이 커졌을까?

AI 모델의 규모가 커지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이나 생성형 AI는 수많은 파라미터를 활용해 데이터를 계산한다. 모델의 규모가 커질수록 연산 과정에서 메모리로부터 데이터를 읽고 전달하는 작업도 중요해진다.

이 때문에 AI 반도체의 성능을 평가할 때 GPU의 연산 능력뿐만 아니라 메모리의 대역폭과 용량, 전력 효율 등을 함께 고려하게 됐다.

HBM은 이러한 AI 시스템의 요구에 맞춰 높은 데이터 전송 능력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결국 AI 산업이 성장할수록 GPU와 HBM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HBM은 일반 메모리와 무엇이 다를까?

일반적인 메모리와 HBM은 모두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설계 목적에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메모리는 다양한 컴퓨터와 서버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HBM은 고성능 연산 시스템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춘다.

특히 AI용 GPU와 함께 사용될 경우 GPU가 요구하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량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HBM을 단순히 ‘더 빠른 메모리’라고만 이해하기보다는 고성능 연산 장치에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메모리 기술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HBM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층을 쌓아 사용하는 만큼 일반적인 메모리와는 다른 제조 기술이 필요하다.

메모리 칩을 정밀하게 쌓고 연결해야 하며, 각 층 사이에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GPU와 연결되는 과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HBM 시장에서는 메모리 자체의 성능뿐만 아니라 제조 공정과 패키징 기술, 발열 관리, 전력 효율 등 다양한 기술 요소가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HBM은 단순히 기존 메모리의 용량을 늘린 제품과는 다른 기술적 특성을 가진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

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HBM을 생산하는 메모리 기업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SK하이닉스는 HBM 기술과 관련해 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특정 기업의 미래 주가나 투자 결과를 단순하게 예상하는 것보다는, 먼저 HBM이 왜 AI 산업에서 중요한 부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AI 서버가 증가하고 고성능 GPU에 대한 수요가 커질수록 GPU와 함께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의 중요성도 커질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기술 변화가 빠르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특정 기업의 전망은 시장 상황과 기술 개발, 생산 능력, 고객사 수요 등 여러 요소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앞으로 HBM은 어떻게 발전할까?

AI 모델은 앞으로도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한 번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도 증가할 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메모리 기술 역시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HBM은 단순히 대역폭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면서도 전력 소비와 발열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GPU와 메모리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결국 AI 반도체의 발전은 GPU 하나만의 발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GPU가 데이터를 계산한다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는 그 계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한다. 두 기술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AI 시스템 전체의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마무리

AI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GPU의 연산 능력뿐만 아니라 메모리의 역할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HBM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AI 시스템의 특성에 맞춰 발전한 고성능 메모리 기술이다.

특히 AI 모델의 규모가 커지고 고성능 GPU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GPU와 HBM의 연결 관계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AI 산업을 이해하려면 ‘어떤 GPU를 사용하는가’뿐만 아니라 GPU가 데이터를 어디에서 가져오고, 얼마나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는가라는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AI 반도체는 어떻게 데이터를 처리할까 →
  2. AI 반도체 관련 내용을 다룬 글 →
  3. SK하이닉스 전망을 다룬 첫 번째 글 →